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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고읽고

오은영 얼루어 화보

by yokijoki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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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거역할 수 없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은 그럼에도 인간으로부터 인간을 치유하고 구원할 수 있는 건 인간이라고 믿는다. 온 마음을 다하여. 어제는 화보 촬영, 오늘은 인터뷰를 위해 이틀 연속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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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은 그럼에도 인간으로부터 인간을 치유하고 구원할 수 있는 건 인간이라고 믿는다. 온 마음을 다하여.

 

 

정신건강의학과와 소아청소년의학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에요.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인간의 기능을 잘 발휘해야 하거든요. 충돌을 조절해야 하고 욕구를 조절해야 하는데 그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저 같은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해요. 정신건강의학과는 성인을, 소아청소년정신과는 0세부터 18세까지를 대상으로 하죠. 아이들은 아직 기능 발달이 완전히 확립된 상태가 아니에요. 소아과와 내과가 다른 것처럼 정신과 안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성인을 완전히 다르게 봐요. 다루는 질병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어요.

 

 

평소 여왕처럼 세팅한 헤어스타일을 보고 범상치 않다고 생각했어요. 낯선 도전을 망설이지 않으세요?
뭘 경험해보지도 않고 ‘이건 절대 안 해, 이건 절대 해’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 누가 봐도 나쁜 짓이거나 남에게 해가 되는 행동이 아니라면 그게 뭐든 한 번쯤 해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게 있거든요.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또 그런 대로 얻는 게 있어요. 어제 정말 행복했어요. 제 삶이 다하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2021년 7월, 그 더위에 내가 참 멋진 걸 했지’ 나중에 생각날 거예요. 진짜.

 

 

의사로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든 도와서 치료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조건은 깊은 이해로 상대의 마음과 생각을 따라가야 한다는 거예요. 선한 에너지로 온 마음을 다해야만 해요. 저는 평소에도 사람을 대할 때 온 마음을 다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요. 어느 자리에 있든 각자의 영역에서 에너지를 집중하는 건 중요한 일이에요. 

 

 

온 마음을 다한다는 게 마음처럼 안 될 때가 있어요. 
우리가 또 사람이니까.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어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저기 멀리서 별빛 하나라도 반짝이면 그거라도 보고 가면 좀 낫잖아요. 살다 보면 좌절도 있고, 좀 힘들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서운하고 억울할 때도 있지만 그냥 저 방향으로 가야 되겠다 하는 마음은 있잖아요. 그렇게 마음을 먹고 노력하는 거죠. 저라고 안 그렇겠습니까? 저도 후회되는 일도 있고요. 마음에 걸리는 환자도 있고 그렇습니다.

 

 

인간을 믿으세요? 완전히?
성선설, 성악설 이런 말도 있잖아요. 인간은 결국 교육을 받아야지만 인간다워져요. 그 교육이라는 게 문제 풀고 성적을 내는 그런 교육만 의미하는 게 아니고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가르침이에요. 그건 저절로 알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사랑으로 그런 것들을 잘 가르친다면 인간은 인간다워질 수 있다고 믿어요. 인간이 인간에게 해를 끼칠 때도 있지만, 인간을 통해 구원을 받기도 해요. 인간의 용서는 구원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아주 긍정적인 면과 가능성을 굳게 믿는 사람이죠. 현장에서 부모를 가르쳐보면요, 모든 부모는 참 열심히 배워요. 배운 걸 가장 잘 실천하는 분들이에요. 제가 맨날 부모가 바뀌면 아이들에겐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하거든요. 그건 사랑으로부터 비롯해요. 그 또한 굉장히 인간다운 면모죠. 아마 그런 신념 때문에 제가 정신의학을 전공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어때요? 모든 인간에게 참 어려운 숙제잖아요.
나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해요. 인간과 인간의 갈등 상황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내가 기여하고 있는 부분을 알아차리는 게 필요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차리는 그 자각이 정말 중요해요. 타인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 불편해질 때 ‘내가 지금 왜 힘들지, 나에게 어떤 특성이 있어서 자꾸 마음에서 곱씹어지는 걸까, 왜 화가 날까?’ 생각하면서 나를 이해해보고 성찰해보고 탐구해보는 태도가 필요해요.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거울을 보면 내가 보이잖아요. 나로부터 좀 거리를 둔 채 나를 보는 거예요. 남과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와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해요. 내면의 나와 잘 지내면 남과도 잘 지낼 수 있어요. 그 다음으로 나와의 관계를 떠나서 상대방을 그냥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돼요. 그 사람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거예요. 그 사람이 나를 아프고 힘들게 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어쩌면 나를 타깃으로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그냥 그 사람의 특성일 수도 있는 거죠.

 

 

진솔한 태도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도 결국 오해가 생기고 쌓이는 것 같아요. 오해가 불씨가 돼서 꼭 사달이 나죠.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내가 내 마음을 다했다면 그거로 끝인 것 같아요. 내 마음과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건 상대방의 몫이에요.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그 사람의 몫이고요.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얼마큼을 남길 건지는 내가 결정하면 되는 거예요. 진솔한 태도로 진심을 다해서 관계에 임했다면 내가 할 몫은 다 한 거라고 봐요. 오해해도 어쩔 수 없어요.

 

 


일부만 가져오려 했으나 너무 다 좋고 멋있는 말과 대화이기에 인터뷰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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